22. 소문 (うわさ)
"선생님, 진짜예요?"
올 것이 왔다. 주어도 빠진 엉망진창인 문장이지만 저 울 것 같은 표정만 봐도 이미 들켜버렸다는 것 쯤은 짐작할 수 있다.
"누구한테 들었어?"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대체, 대체 왜 이야기 안 해줬어요?"
"역시 이런 표정을 짓고 나한테 달려올 것 같아서. 한창 바쁠 때인 아가씨에게는 조금 그렇지?"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가 있어요. 나는, 나는..."
끝내 말을 못 잇고 울기 시작한다.

그녀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고, 행동보다 눈물이 앞서는 강한 척 여린 아가씨.
이렇게 될 것을 걱정해서 일부러 최대한 소식을 숨겨왔지만, 누군가가 결국 이야기한 모양이다.
재임용 때도 이런 식이었다. 그 소식을 늦게 전해들은 그녀는, 그야말로 바람같이 달려들어와서 이것저것 따지고 묻더니, 어느샌가 나를 다시 강사의 위치로 돌려놓았다. 그 갑작스런 상황에 나는 그저 기가 질려서 웃을 뿐이었다. 허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행복한 기분이었다.
물론, 이번엔 아무리 그녀가 나선다 해도 무리다. 일개 여대생의 능력은 아무리 좋게 쳐준다 해도 말기 암을 고치는데엔 무리가 있다.

한참을 내 옆에 앉아서 울던 그녀는 조금 진정이 되자,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다.
"아니라고 말해주진 않네요."
"알고 온 사람한테 거짓말해서 뭐하겠어."
"그것도 그렇네요. 그러면 이제 정말 별로 시간이 남지 않은 거군요."
"그렇겠지? 사실 나도 잘 모르지만 의사도 잘 모른다는거 같아."
잠시 침묵한다. 이번에는 무슨 결심이라도 했는지 나를 부른다.
"선생님, 부탁이 하나 있어요. 정말 이기심 많은 여자라고 미워하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꼭 들어주셨으면 해요."
"뭔데?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지금 당장 괜찮다고 말해 주세요 같은 부탁은 조금 곤란하지만."
"그런 건 아니예요."
이제야 조금 웃는듯한 표정으로,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선생님한테 남은 시간을, 모두 다 저한테 주세요. 나와 함께 있기 위해서 써 주세요. 나만을 위해서 써 주세요. 그 시간이 얼마가 되었든. 미안해요. 하지만 부탁할께요."

역시 보통내기가 아니다. 나는 이번에도 기가 질려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런 고백도 저렇게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래, 나는 이런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 이런 사람이었기에 내가 사랑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 어느쪽이든 이미 때는 늦은 듯 하다.



---

티스토리쪽에 비공개로 싸질렀던거 조금 다듬어서. 이런 글은 어렸을때나 쓴 줄 알았는데... 아무튼 부끄러워 죽을 거 같지만 민망한 대로 하나 써 봅니다.
사실 지금도 마음은 10대니까 크게 이상할 건 없군요.

슬슬 멀쩡한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주변에 모델이 될 만한 사람을 찾기가(…) 아무튼 어떻게든 쓰고 있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긴 하지만...

사실 요즘 몇몇 분이 리플도 안 달아주시고 포스팅도 뜸하셔서 어찌 지내시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이런 뻘글이라도 투척하면 리플이나 아니면 하다못해 악플이라도(…) 달러 오시지 않을까 해서 투척하는 이유도 있음. 아니 어느쪽이냐고 하면 이쪽이 더 메인인거 같기도 하고요.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네요.
by 수박 | 2009/09/30 01:50 | 트랙백 | 핑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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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유피 at 2009/09/30 02:09
소문 듣고 악플 달아드리러 왔습니다
Commented by 수박 at 2009/09/30 09:07
이것이 악플러
Commented by 유피 at 2009/09/30 02:09
[01:07] <상냥한수박님> 으으으으으
[01:07] <상냥한수박님> 자야지
[01:56] *** 상냥한수박님 (~bluewishe@220.76.122.162) Quit (Quit: 다음번에는, 우리 둘 모두 조금 더 행복한 모습으로 만나기로 해요.)
Commented by 수박 at 2009/09/30 09:08
자드렸습니다
Commented by Nyamo at 2009/10/01 03:17
그리고 이 아이는 허경영을 외치기 시작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Commented by 수박 at 2009/10/03 01:34
롸잇나우
Commented by Multani at 2009/10/01 08:38
몸이 10대시겠지.....어시발 부럽잖아?
Commented by 수박 at 2009/10/03 01:34
저 요즘 늙어서 밤도 잘 못새는데 무슨 말씀을...
Commented by kosmos at 2009/10/01 18:10
악플을 즐기는 사람이네요.. 변태인듯
Commented by 수박 at 2009/10/03 01:34
악플러네요
Commented by Nothanks at 2009/10/01 21:04
아…와우 포스팅 하나만 더 올려주세요 악플달게…….
그리고 멀쩡한 사람 손이오
Commented by 수박 at 2009/10/03 01:34
...아니 그렇다고 악플을 달려고 하실 건

자 이제 멀쩡한 사람을 보여주세요... 어?
Commented by Arcturus at 2009/10/11 21:12
악플달러왔습니다

수박님을 까봐 넌 행복해지고 수박님을 까봐 넌...(중략)
Commented by 수박 at 2009/10/12 01:30
이건 숫제 종교도 아니고
Commented by 모험왕 at 2009/10/12 01:27
악플
Commented by 수박 at 2009/10/12 01:30
이것은 좋은 악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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